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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이 미국에서 사는건 힘들다.

미국에서도 대도시는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도보생활을 즐길 수 있겠지만, 내가 있는 앨버커키는 도보생활이란 것은 집 앞 공원 산책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동네다. 자연히 차가 없으면 집에 갇혀지내는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고, 사소한 장을 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미국에 입국한 지 딱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우리 가족은 투싼 1대로 버텨왔다. 그간, 나는 편도 2시간 정도 거리에 떨어진 곳에 출장을 가서 1박을 하고 오는 일이 잦아서 아내와 아기는 차 없이 집 근처만을 생활반경으로 하는 생활을 지속해 왔다.

중고차 사는건 만만치 않다.

더 이상 차 없는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아내의 선언과, 마침 3월 초에 한국의 가족들이 여행을 오기도 하는 관계로 차를 1대 더, 이왕이면 다 같이 근교 로드트립이 가능한 3열이 있는 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달 간 열심히 찾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사본 적 없는 중고차를 미국에서 사려니 매일매일 골이 터지려고 했다. 여러 블로그를 통해 습득한 지식들; 카팩스를 통한 history 확인, kbb를 통한 중고차 시세 사전조사 등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왜냐면 이곳은 깡시골 뉴멕시코이기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의 거래의 평균치는 이곳에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곳이라고 양아치 딜러들이 없는 것이 아니니 그게 날 더 힘들게 했다.

미국의 중고차는 한국보다 비싸다.

특히나, 미국의 중고차는 한국보다 많이 비싸다. 한국에서의 중고차 선택 기준(연식, 마일리지)으로 적은 예산(15k 이하)을 들고 미국에서 차를 구하려고 하다보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산적해 있었다. 많은 중고차 구매 블로거들이 추천하는 카맥스는 특히나 이 깡촌 뉴멕시코에서는 신차와 다름없는 가격의 4

5년차 가격을 자랑하고 있고, 애초에 15k 아래의 차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그나마 차 가격이 낮고 리턴이 가능한 카바나는 15k가 채 되지 않는 차에 대해 (환불 안되는) 배송비를 1

2k씩 지불해야 했다. 그러니 로컬 딜러와 개인거래(craiglist/페북페이지)를 찾아볼 수 밖에 없었다...

개인거래는 전손차가 많다.

주마다 법이 다르겠지만 뉴멕시코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는 'dealership' 영업을 하는 주체들은 주에서 정한 자동차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차들을 판매하지 못한다. 또한 자동차 등록을 포함한 프로세스를 딜러십에서 진행해줘야 하기 때문에 (물론 돈을 받는다) 전손차량 (salvage)와 배출가스 검사 (emission test)를 통과하지 못한 차들을 팔 수 없는데다가, 기본적으로 15일 / 500마일(800km)안에 문제가 생기면 return이 가능한 조항이 있다. 그래서 당장 퍼져버릴 차를 사면 어떡하지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개인간의 중고거래는 그런것이 없다. 자연히 차를 잘 아는 사람들이 craiglist나 facebook에서 전손차량이나 이력만 남지 않은 폐차 직전의 것들을 적당히 굴러가게만 해서 파는 경우가 많다. 명확한 salvage의 경우엔 vin 조회만 하면 바로 나오니 걱정할 것이 없는데, 폐차 직전의 것은 직접 본넷이라도 열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나도 그런것을 두번 봤고, 이후에는 조금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inspection 비용이라 생각하고) dealership 위주로만 찾아보게 되었다.

딜러십에도 급이 있다.

그렇지만 dealership이라고 양아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드라이브앤모션(DriveNMotion)이라는 나름 미국 이곳저곳에 체인이 있는 딜러십은 16k짜리 소렌토 중고를 팔면서 3천달러짜리 엔진 워런티, 심지어 오로지 엔진에 대해서만 보장해주고 timing belt 등은 제외되어있는 것을 끼워팔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겉보기엔 dealership인데 사업자등록 없이 개인이 파는 업장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1. 홈페이지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는 곳,
  2. 가능하면 브랜드 딜러십 (현대, 도요타 이런 곳)
  3. 가격 문제로 최소한 정비소가 같이 있는 곳 까지는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중고차는 선착순

수량이 한정 된 모든것이 그렇지만, 중고차는 더욱이나 선착순이다. 가격, 차종, 차 상태 등 사람마다 우선순위는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좋은 차는 다른사람이 보기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 나만해도 이틀 뒤 (그러니까 주말에) 가기로 스케쥴을 잡아놓고 가는 길에, 혹은 전달에 팔렸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이 수차례 있다. 그러니 웹페이지에서 맘에드는 사양의 것이 보이면 후다닥 가야한다.

그래도 카팩스는 보고 가자.

나는 어쩔 수 없이 "아내가 만족하는 차"가 꽤 높은 조건에 존재한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오는 (가격이나 차 상태라거나...) 차를 찾기가 매우 어려워서, 당장 연식과 마일리지만 보고 바로바로 달려가는 것을 반복했다. 근데 막상 vin 조회를 해보면 뭔가 께름칙한, 정비이력이 전혀 없다거나 꽤 큰 사고가 있다거나, 경우가 종종 있었다.

딜러한테 낚이지 말자

아무리 정규 딜러십이라곤 해도 장사치는 어쩔 수 없다. 허위매물을 올리는 딜러도 있고, 간혹 내가 보려던 차가 이미 팔린 경우에 다른 유혹적인 (비싸지만 깨끗한) 매물을 가격을 낮게 구라치고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내가 보려던 차가 없어지면 미련갖지 말고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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